사건에 대한 해석의 문제
이정우 교수의 책 한 권을 읽다가 던져버린 적이 있습니다. 나쁜 책이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책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네, 어려워서 못 읽겠더군요. 프랑스 현대철학의 하나인 사건철학, 즉 시뮬라르끄/시뮬라시옹에 대한 개론서였습니다.
그 주요 내용은 이해불가의 영역에 쑤셔박은 채로 분실하였고, 페이지에 대한 기억의 편린들 속에서 건져올려지는 것은 두 가지의 상황전개였습니다. 사건을 사유하는 두 가지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생각해 봅시다. 그 대관식은 나폴레옹의 머리 위에 왕관이 하나 씌워지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 사건 자체는 그저 단순히 약간의 귀금속 덩어리인 왕관이 나폴레옹이라는 사람의 머리에 얹어지는 물리적 변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은 그러한 물리적 움직임의 차원을 넘어서 "나폴레옹의 치세가 열렸다" 내지는 "유럽에 새로운 역사가 펼쳐졌다" 라는 해석을 불러오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사건을 사유하는 첫 번째 방법입니다.
한가지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행인이 공사장 아래를 걸어가다가 떨어지는 벽돌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이 사건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그렇고 그런 사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사장에서 벽돌이 떨어지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 일이고, 그 벽돌이 운 없는 어느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져 사람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 역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벽돌을 맞은 사람이 독재정에 항의하는 강력한 야당 지도자였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야당지도자가 어마어마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고, 그 나라에 대선이 닥쳐와 있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독재자가 한 야당 지도자를 암살하였다는 사건의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렇듯 동일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앞뒤의 맥락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게 되고, 사건의 의미도 역시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건을 사유하는 두 번째 방법입니다. (이정우 강의록 "시뮬라르크의 시대" 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 구절들)
이정우 교수의 책 한 권을 읽다가 던져버린 적이 있습니다. 나쁜 책이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책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네, 어려워서 못 읽겠더군요. 프랑스 현대철학의 하나인 사건철학, 즉 시뮬라르끄/시뮬라시옹에 대한 개론서였습니다.
그 주요 내용은 이해불가의 영역에 쑤셔박은 채로 분실하였고, 페이지에 대한 기억의 편린들 속에서 건져올려지는 것은 두 가지의 상황전개였습니다. 사건을 사유하는 두 가지 방법에 관한 것입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을 생각해 봅시다. 그 대관식은 나폴레옹의 머리 위에 왕관이 하나 씌워지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 사건 자체는 그저 단순히 약간의 귀금속 덩어리인 왕관이 나폴레옹이라는 사람의 머리에 얹어지는 물리적 변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은 그러한 물리적 움직임의 차원을 넘어서 "나폴레옹의 치세가 열렸다" 내지는 "유럽에 새로운 역사가 펼쳐졌다" 라는 해석을 불러오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사건을 사유하는 첫 번째 방법입니다.
한가지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행인이 공사장 아래를 걸어가다가 떨어지는 벽돌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이 사건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그렇고 그런 사건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사장에서 벽돌이 떨어지는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개연성이 있는 일이고, 그 벽돌이 운 없는 어느 사람의 머리 위로 떨어져 사람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 역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벽돌을 맞은 사람이 독재정에 항의하는 강력한 야당 지도자였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야당지도자가 어마어마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고, 그 나라에 대선이 닥쳐와 있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독재자가 한 야당 지도자를 암살하였다는 사건의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이렇듯 동일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앞뒤의 맥락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게 되고, 사건의 의미도 역시 다르게 받아들여 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건을 사유하는 두 번째 방법입니다. (이정우 강의록 "시뮬라르크의 시대" 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 구절들)
![]() | 시뮬라크르의 시대 이정우 지음/거름 |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