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체에너지라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연구기록



탄소배출권이라는 떡밥을 지나서

물론 탄소배출권이라는 신종 증권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고, 그로 인해 탄소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각 국가의 시급한 과제가 되어가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자국의 탄소에너지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이에 신종 대체에너지인 풍력, 조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에 대한 투자의 확대는 바람직한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탄소배출권이라는 생각의 장벽을 하나 지나서, 신재생 에너지 패러다임이 완전히 정착된 이후를 상상해 볼 때, 한국에서의 대체에너지 개발이라는 것은 상당히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오늘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신재생 에너지는 대한민국 안에서 생성되는 것보다 오히려 타국의에서 더 많이, 그리고 값싸게 생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한국의 신재생 에니지는 경쟁력을 급속하게 잃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1km²짜리 스페인 태양광 발전소. 세계 최대규모지만 이것도 충분히 크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소위 신재생 에너지, 혹은 대체에너지라고 불리는 종류의 것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모두가 생산량이 시설의 면적에 비례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전지를 배열해 놓을 넓은 땅이 필요하고, 풍력발전 역시 풍차를 세워놓을 넓은 대지가 필수적이다. 바이오매스 역시 마찬가지여서, 발효시켜 에탄올을 추출할 작물을 재배할 상당한 규모의 농경지가 요구된다. 그리고 넓은 대지라는 자원은 대한민국에서는 매우 희소성을 갖는 자원에 속한다.

이런 까닭으로 대한민국의 신재생 에너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중국, 인도,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 넓은 평지를 보유한 국가들의 대체에너지에 비해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나 경쟁력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자원은 국내에서 자급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은 자명한 일, 결국 대한민국은 에너지 수입국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다. 결국 한국에서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이라는 것은 몇 가지 이점, 이를테면 탄소경제에서의 생존이라던가 기술의 확보 등과 같은 부수적인 경제효과를 제외하면 대단한 잇점이 없는 셈이다.

경제개발효과라는 측면에서 접근을 해 보면, 한국에서의 신재생 에너지 개발은 수출주도전략이 될 수가 없으며, 오히려 수입대체전략에 머물게 될 것이라는 새로운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앞에서 본 것과 같이 국내에서의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이 글로벌 마켓에서의 경쟁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결국 국내에서의 생산은 외국으로 수출될 수가 없고, 결국 국내 수요를 채우는데, 즉 수입량을 대체해 나가는 데에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입대체 경제개발전략은 수출주도 경제개발전략에 비해 그 효과성의 열위를 입증한 바가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에서의 신재생 에너지 생산의 활성화는 한국 경제의 건전한 성장동력이 되어줄 수가 없다.

신재생 에너지로 에너지 자립을 이루겠다는 발상은 야무진 꿈에 지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이유로 현재 진행중인 방식의 국내 신재생 에너지 개발전략이 옳지 못하다는 결론을 내리고자 한다. 좀 더 미시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저탄소 경제의 최대 수혜자는 미리넷솔라 같은 태양광전지 생산업체라기보다는 SK에너지 같은 잠재적 에탄올 수입업체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결국 신재생 에너지의 시대에도 대한민국은 에너지 자립국이 되기보다는 에너지 수입국에 머무를 가능성이 더욱 높으므로.

대한민국이 탄소경제 이후의 에너지 경제를 내다본다면 현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목록에 살짝 끼워넣은 원자력에 투자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한다면 탄소에너지 시대가 끝난 이후에도 최소한 전력 만큼은 자급하고 수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을 수 있으기 때문이다. 단, 자동차 등 석유를 직접 태우는 기기들이 동력을 에탄올이 아닌 전력으로 전환한다는 전제 하에서.

다음 글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대안을 제시해 보겠다. 이거 관련해서 제안서를 받는 곳이 있는 것 같던데, 제출용 제안서는 혼자서는 절대 못 쓰겠고 해서 같이 쓸 사람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에 따라서 다음 포스팅 일정이 달라질 것 같다. 나오면 제출 이후로 밀리는 거고, 안 나오면 당겨지는 거고..

덧.
그렇다고 원자력이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대한민국이 원전에 몰빵했다가는 IAEA의 시달림과 폐기물 처리로 인해 바람 잘 날이 없을테니까.

덧.
요즘 한창 신재생에너지 운운하는 바람에 거의 잊혀진게 있는데, 수소 에너지와 핵융합이라는게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투자할 신재생 에너지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 넓은 대지가 필요한 종류가 아니므로.

덧.
좀 찾아보니 수소는 대안이 아니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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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arah 2008/09/20 00:59 # 삭제

    어쩌다 타고 들어왔다가 '에너지'에 관심이 가서 읽어보았습니다. 제 짧은 지식으로는 70년대 박정희정권시절, 오일쇼크를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중의 하나가 원유를 수입해 정유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명랑님의 의견대로 에너지 수입이 대세가 되는 것은 사실 당연하더라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사실 식량과 에너지. 이 두가지의 대안책이 없는 한 선진국으로의 진입이나 아주 먼 미래에 있어서 국가경제가 쉽지는 않을 꺼라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서 대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술을 다른 나라에게 팔아야겠죠. 자원은 되지만 기술이 안되는 나라들에게요. 지금 우리나라 에너지 회사들이 중앙아시아등지에서 합작해서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과 비슷한 식이라고 해야할까요.

    대체에너지 개발엔 어마어마한 돈이 투자됩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것들이 사실 다들 장단점이 있고 아직 우리나라는 너무 뒤쳐져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시간이 걸릴꺼예요.

    그리고 원자력에 모두 투자하는 건 위험하지만 원자력기술력과 안전성은 예전에 제가 잠깐 공부했던 걸로는 세계최고의 수준이고요. 대체 에너지를 개발할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기에 원자력은 과도기적 수단으로 유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젠 방폐장도 선정되었으니까 앞으로 원자력폐기물 문제는 우리가 죽고나서도 한참이 지난후에나 얘기가 될 것이고요.

    글구 제가 알기론 핵융합과 원자력이 관련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미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한 나라는 핵폭탄을 만들수 있는 기술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IAEA가 시찰을 하는 거구요. 너무 오래전에 조사했던 거라 흐지부지네요.. ^^;
  • 명랑이 2008/09/20 03:24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그렇잖아도 후속글을 써야지 하고 있었는데 갖고 있던 생각들과 비슷한 내용이 많군요.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시니 제가 글을 써서 망신당한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 용기를 내서 한번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 2008/12/01 18:59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골드만 2011/06/24 02:48 # 삭제

    에너지에 관심이 있어서 저도 블로그 잠시 들러서 한 마디 적고 갑니다.

    대체에너지 개발과 관련된 투자에 있어서도 A국에서 자본과 기술을 대고
    B국에 시설을 깔아놓는 경우에 대해서 A국에 대한 탄소배출권 인정 등의
    여러가지 정책 시스템을 도쿄의정서에서 깔아놓고 있습니다.

    물론 넓은 공간이 있는 곳이 대체에너지 개발/투자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서 완전히 손 놓고 있다가는 대체에너지 기술,자본,
    실물까지 모조리 해외에서 수입해야 되는 볍신스런 상황이 되지요.

  • 명랑이 2011/06/24 02:56 #

    사실 그런 문제들을 고민해 보려고 했습니다만, 밥줄이 걸린 문제도 아닌데다 해당 부문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해서 딱 여기까지만 생각을 해 봤습니다.

    뭐, 나름의 생각을 넓혀보려는 시도도 있었고 (http://philsnote.egloos.com/4463619 ), 하외진출에 대한 비전도 보려고 했지만요. (http://philsnote.egloos.com/38857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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