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 망했나? 사회참여



뭐여, 이게?

시사인이 한경화 되어버렸나보다. 아니, 그보다 더 나쁘다. 한경 사설은 그래도 이상한 논거를 쓰거나 동원하는 개념을 왜곡할지언정 논증이라는 것을 한다. 하지만 시사인의 이 칼럼은 논증 자체가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떠한 근거도 없이 상상과 주장만을 펼쳐 놓았을 뿐이다.

이런 것을 지면에 올리는건 저널로서는 자살행위에 다름이 없다. 글을 실어내는거야 언론의 자유지만 최소한의 퀄리티 컨트롤은 해야 황색저널을 벗어날 수 있는거다. 도대체가 삼류 댓글러가 술마시고 끄적인 것 같은 것을(진짜 술기운에 썼나...?) 여과 없이 지면에다 실어 놓으면 어쩌라는 건가?

저널리즘이 사회과학의 영역에 속하는 한, 그것의 표현은 과학적이어야 한다. 실리는 글은 논증이 가능하고 따라서 반박이 가능하도록 기술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논증이 불가하고 따라서 반박도 불가능한 글은 과학이 아닌 종교의 영역이다. 신앙고백류의 글을 올리면서 "언론"을 칭하는 것은 창조과학자를 과학기술을 다루는 부처의 수장으로 올리는 것과도 같다.

글에 대한 해부는 나중에 하겠다. 일단은 기억을 위해 이렇게 기록을 남겨 둔다.


참고
여성도 국방 의무를 분담하라는 말의 속내?, 시사IN, 2017.09.21
한경 사설과 관련한 이 블로그의 글들




이게 무슨 망발입니까?

사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망가진 글입니다. 진짜로 술 취한 상태로 쓴 글인가 싶을 정도군요. 먼저 두 번째 문단을 봅시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에 여성징병제를 시행하자는 청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중략) 이게 무슨 의미인지 모두 안다. (중략)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욕설을 동원해서 핏대를 세우며 설명하게 되는 그 군 생활을 여자들도 맛봐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의미인지 모두 안다"는 그거 말입니다, 그 의미라는게 '군 생활을 여자들도 맛봐야 한다' 즉, "늬들도 X돼봐라"인 거고, 그걸 모든 사람이 다 안다는 얘깁니다. 이건 주장인데, 이 주장에 대한 논거는 이 글 전체를 통틀어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걸 "뇌내망상"이라고 비웃어도 할 말이 없는 거죠.

그리고 저는 그게 그런 의미인지를 저 글을 읽기 전이나 읽은 다음이나 영 모르겠는데, 그럼 저는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 건가요? 이런 류의 배제는 참 근혜스럽습니다. 국민을 (자기 말을 따르는)국민과 (그렇지 않은) 비국민으로 나누어 비국민을 배제시키는 논리[1]말입니다. "모두"와 "비 모두"를 나누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남자들이 이 경험에 대해 보이는 태도는 매우 뒤틀려 있다. 이들은 군대가 개선되는 것을 못마땅해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이 군대에 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특히 여자들을 군대에 보내지 못해 안달이다. 군에는 약 1만명에 달하는 여군이 활약 중이며, 그중에는 장성에 오른 이들도 있다. 남자들은 여군이 사병이 아니라 간부이고, 편안한 보직을 맡기 때문에 진짜 군 생활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교관의 말 한마디에 바들바들 떠는 훈련병 시절에도 지나가는 여군 간부의 얼굴이며 몸매를 품평하는 용기를 잃지 않는다.


최소한의 논증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1)"남자들이 군대가 개선되는 것을 못마땅해한다"는 명제에 대해서 이 글 어디에도 논거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남성이라는 인구집단을 싸잡아서 특정 견해에 몰입되었다고 말하려면 최소한 그 과반수가 그러하다는 증가가 제시되어야 합니다.

(2)"1만명에 달하는 여군"을 병역의 의무 이행과 등치시키는 것은 오류입니다. 직업선택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는 별개입니다. 선택의 권리가 있다면 거부할 수 있어햐 하고, 의무가 있는 것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게 맞습니다. 이 차이를 모른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우기는 거겠죠.

(3)"지나가는 여군간부를 품평"하는건 성희롱일 수 있습니다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요? 글의 논지와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냥 남성이라는 인구집단을 비하함으로써 글 전체에 걸친 비방을 분위기로 받쳐주기 위한 표현일 뿐입니다. 이런걸 선동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내가 여성 징병 청원을 더욱 불쾌하게 여기는 것은 여자도 동등하게 국방의 의무를 치르며 육체적 고통을 느껴야 한다는 수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런 성차별적 문화를 전제하여, 여성으로서의 곤경을 겪어야 한다는 숨은 저의 때문이다.


계속해서 최소한의 논증을 말하게 합니다. 무엇을 불쾌하게 여기건 유쾌하게 여기건 그건 개인의 취향입니다. 하지만 어떤 주장에 "숨은 저의"가 있다고 주장을 하려면 그걸 증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글 어디에도 이 주장에 대한 논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걸 "뇌내망상"이라고 칭하는게 크게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사실 남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여성 징병이 아니다. 여성들이 남자들의 군 경험을 대단하게 생각해주면서 그것에 대한 보상으로 돌봄과 성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2등 시민’으로 머물러 있기를 바란다.


위의 두 문장에 대해서도 어떠한 논증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뇌내망상을 이어갈 뿐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 글을 쓴 필자도 남자이기 때문에 "혹시 자기 자신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닌가?"가 의심이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그러한 생각을 가진 인구가 "남성"이라는 인구집단의 최소한 과반수를 점하고 있음을 증명해야 할것입니다.

솔직히 생각해보자. 나를 괴롭힌 선임도, 간부도, 휴가를 자른 지휘관과 ‘고문관’인 후임도 모두 남자다. 국방부 장관, 참모총장, 병무청장을 비롯해서 남자만을 징병의 대상으로 삼았던 ‘건국의 아버지’들도 남자다. 왜 자꾸 이상한 곳에 가서 보따리를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고 있는가? 이쪽은 무섭고, 저쪽은 만만해 보여서라는 답 말고 다른 게 있다면 부디 말해주길 바란다.


여기서 글이 비약을 합니다. "선임, 간부, 지휘관, 후임"의 문제는 여성 징병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개인의 문제이거나 군 내부의 비합리성의 문제일 뿐입니다. "국방부 장관, 참모총장, 병무청장 및 건국의 아버지"의 문제는 "여성 징병론자"들이 개선(또는 개악)하려는 징병 체계의 문제입니다. 이 둘을 연결시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알겠지만, 그러려면 앞서 지적한 최소한의 논증이 있어야 합니다.(쉽지 않을 겁니다.) 이 둘을 억지로 갖다 붙이니 "이쪽은 무섭고, 저쪽은 만만하냐?"는 얘기가 나오는 겁니다.

그건 그렇고 "건국의 아버지"는 또 뭡니까? 그거 미국역사에서나 쓰는 말 아닌가요? 굳이 쓴다면 이승만을 섬기는 국가종교주의자들 정도나 있을 것 같은데요? 혹시 이것도 "모두와 비 모두를 편가르기 위한" 선동적 표현인건가요? "여성징병론자들은 모두 꼴통 일베충들이다" 라는?

정리를 하겠습니다. 최태섭의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여자도 군대가라"는 "여자도 X돼봐라"일 뿐이다.
(2) 하지만 그것도 포장일 뿐이고, 남자들이 원하는 것은 여자들이 2등 시민에 머무르는 것이다.

하지만 (1)과 (2)에 대해서 그 어떠한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글을 쓰는 것도, 여기에 대해 비판하지 않고 그대로 글을 실어준 것도 모두 문제가 있음을 저는 지적하였습니다.

(1)을 분해하면 (A)X되는 것이 국민의 의무라면 분담하자와 (B)니들은 특히 X돼봐라가 된다고 최태섭은 지적합니다. 그리고 (A)는 표피일 뿐이고 (B)가 본질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하지만 (B)에 대해서 최태섭은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최소한의 논증"이 없습니다.

(2)는 논리적 비약입니다. 굳이 논리를 성립시키려면 (B)를 통해 남성들이 여성들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붙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러려면 역시 (B)가 먼저 성립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에 대한 논증이 없습니다. 설령 (B)가 성립을 하더라도 이를 통해 "협박"을 하고 있다는 논지가 증명이 되어야 합니다.(가능하지 않을 것 같군요)

글 전체에 걸쳐 논거 없는 논지만 나열되어 있고, 약간의 선동과 심각한 비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나쁜 글입니다. 이 글을 살릴 수 있는 논거가 있다면 부디 설득력 있게 제시하여 주길 바랍니다.



참고
[1] 국정교과서를 위한 무리수, ‘국가의 거짓말’, 시사IN, 2015.11.15




덧.
여성 징병제에 대한 본인의 입장은 "그런거 별로 관심 없다"입니다. 검색을 좀 해보니 판례에서 "여자들을 군대 보내면 중간에 임신하고 하는 문제가 생겨서 병력에 공백이 생기는 등 득보다 실이 크므로 안보애는게 낫다."고 한다던데, 이걸 함수화 해서 손익계산을 해 보기 전에는 이렇다 저렇다 입장을 가지기가 어렵고, 그 문제가 내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덧.
이 글을 쓴지 근 2주가 되었는데 뉴스벨리에 유관주제에 글이 아직까지 올라오고 있습니다. 소통 차원에서 금일(10/6)기준으로 뉴스벨리 1페이지에 있는 "여성 징병제"관련 글들에 트랙백을 보냅니다.


덧글

  • 나인테일 2017/09/23 10:54 #

    당연히 여성 참여가 차단된 공간이니 성차별적인 형태가 되어버린거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민의 권리는 군대에서 나온다는건 동서고금 달라진거 아무것도 없는데 도대체 뭘 원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시사인은.
  • 명랑이 2017/10/06 22:54 #

    요즘 실리는 글들을 보면 여성혐오로 가득찬 대한민국을 계몽하겠다는 것 같기는 한데... 의도야 어떻든 글을 실으려면 제대로 된걸 실어야죠. 술자리에서 혼자 빡쳐서 내뱉는 말을 받아쓰기 한것 같은 수준을 걸러내지 않고 실어버리면 안되죠.
  • 대범한 에스키모 2017/09/23 11:32 #

    여성혐오에욧! 빼애액!
  • 명랑이 2017/10/06 22:52 #

    실로 빼애액일 뿐인 글입니다.
  • 비블리아 2017/09/23 13:47 #

    망하긴 무슨... 저게 문재인정부 인사들 포함 좌파 지식인층의 평균적인 마인드인데요
    설마 좌파인사들 절대다수가 저런 생각 가지고 있는거 모르고 지지하셨음? ㄷㄷㄷ
  • 객가 2017/09/23 23:40 #

    ㅇㅇ 정말 그러합니다.
    저게 국내 좌파 지식인의 평균적인 마인드셋임은 조금만 어울려봐도 뻔히 보이는 사실인데,

    오유를 비롯해서 얼빠진 귀염둥이들은 동서남북 분간도 못하고 메갈 페미니즘 세력하고 계속 쿵짝쿵짝 즐거운 동거 중ㅋ
  • 명랑이 2017/10/06 22:51 #

    주장에 대해서 비판하려는게 아닙니다. 뭘 주장하건 최소한의 논증을 해야 하는데, 그게 없다는 점을 비판하려는 겁니다. 그 정도도 걸러내지 못하는 매체가 저널리즘을 운운하면 독자가 비웃어야죠.
  • 참피사냥꾼 2017/09/23 14:25 #

    헬리콥터가 시급합니다
  • 명랑이 2017/10/06 22:52 #

    그건 또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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